강화도 8

마니산 계단길, 한반도의 배꼽

강화도는 오를만한 산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산이라면 화도에 있는 마니산일거에요. 마니산이 있는 화도는 본섬인 강화도와 분리되어 있었어요. 그러다 17-18세기를 거치며 방조제를 설치하며 오늘의 강화도의 모습을 갖게 되었습니다. 강화의 핵심적인 산인 마니산은, 한반도의 배꼽이기도 합니다. 고조선의 최고 통치자인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지낸 곳으로도 유명하죠. 마니산 꼭대기에는 제사를 지냈던 참성단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최근엔 유물보존을 위해 접근을 막아놨더라구요) . 마니산에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길은 제가 올랐던 계단길과 능선을 따라 오르는 등산로가 있습니다. 계단길이 훨씬 짧지만, 상당히 가파르고 높은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등산로를 통하는 길이 난이도는..

노을에 대하여

노을에 대하여 이집트에는 나일강을 기준으로 동쪽은 삶의 공간, 서쪽은 죽음의 공간이 자리한다. 이유는 해가 동쪽에서 뜨고 서쪽에서 지기 때문이라는데, 그래서인지 서쪽에 이집트의 왕릉인 피라미드가 무리지어 세워진 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해가 뜰 때와 해가 질 때 다른 느낌을 받는다. 일출이나 일몰이나 동일하게 해가 지평선에 자리하지만, 일출은 신년의 정동진이 그러하듯이 어떤 기대감과 에너지 희망을 느끼게 한다. 반면 일몰을 보고 있을 땐 끝모를 먹먹함이 찾아온다. 강화도의 색은 일출보다는 일몰에 가깝다. 강화도 이런 저런 지역에서 지내기를 여러 해를 반복했다. 가장 사랑하는 시간이 있는데, 일몰 직전 1시간이다. 앞으로 조금 있으면 세상에 생명을 불어넣던 저 태양이 바다 너머로 사그라들 것..

잡담/생각들 2021.10.28

겉보단 속, 카페 마에스트로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달린 해안도로, 아직 눈이 완전히 녹지 않아 조심조심 라이딩했다. 다리가 썩어버린지 오래라 가여운 몸뚱이를 이끌고 달리기를 30여분, 마에스트로에 도착했다. 온수리에 있는 마에스트로는 가봤는 데, 여기는 지나기를 수도 없이 많이 했으면서도 처음 방문한다. 외관이 썩 끌리지 않았기 때문. 간판도 그렇고 취향이 아니었다. 올드한 아저씨들이 드라이브 삼아 강화에 와서 들리기 좋은 느낌이라 생각했다만.. 오산, 경기도 오산이었다. 콜롬비아 수프리모, 커피 맛은 예상했던대로 좋았고, 내부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특히나 바다가 보이는 뷰를 잘 이용한 카페라 지나다 들러 커피 한잔하기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여기도 추천카페!

카페 이림, 강화도 새로운 정원 카페

많은 사람들이 강화에 기대하는건 아무래도 쉼, 재충전, 노을이 주는 안락함 등일 겁니다. 카페들도 그런 류의 카페들이 흥하고 있구요.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고 카페 영업제한에 강화도 카페들도 많은 타격을 입었는데요, 그런 와중에 새바람을 불어 넣으며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카페가 있습니다. “카페 이림” 누군가의 인스타에서 발견하고 곧바로 찾아갔는데요? 아직 꽃밭이 준비가 안되어 가오픈 중이라고 하시네요. 그래서 지도 등록도 아직 안하셨다구.. 그런데도 너무 맛있고, 예쁘네요. 내부 인테리어와 컨셉이 누구 취향인지 몰라도 깔끔하고 구석구석 센스가 넘쳐요. 음료와 디저트도 훌륭합니다. 레몬마들렌도 최고고, 특별한 메뉴인 꽃 밀크티도 특색있을 뿐 아니라 정말 맛있구요. 조만간 오픈하면 굉장히 핫한 카페 중 하나..

따듯해진 날씨만큼 기대되는, 봄날의 정원

강화에는 사실 맛집이 많지 않다. 쳐보니까 이것저것 많이 나오던데 뭔말이냐 하겠지만, 사실 정말 많지 않다. 내 기준에서 맛집이라함은 1) 가격 2) 맛 3) 풍경 이 세가지가 모두 괜찮거나 혹은 셋 중 하나라도 스페셜해야 맛집인데, 대부분 강화 맛집은 여전히 관광지 맛집의 특징인 비싸고 맛없는 음식들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나마 기존에 있던 몇 개의 맛집들은 유명해진 탓에 다소 상업화되면서 당연히 맛도 없어진 경우가 많았다. 그런 와중에 가뭄 중 단비와도 같은 가게 하나가 오픈했다. 작년에 결혼 준비하면서 인사드리러다닐 때 알게 된 곳인데, 최근에 다시 찾았을 때는 사람들이 미어터져, 저 멀리까지 주차가 되있더랬다. 그러니 반드시 당일날이라도 예약전화를 하고 가는걸 추천한다. 이 집의 포인트 1) 깔끔한..

햇살 좋은날 빵실한 빵과 함께, 우트우트

선선함을 넘어 겨울이 다가오던 11월의 어느날 빵이 맛있는 카페가 생겼단 이야기를 듣고 찾아갔다. 온수리 초입에 위치한 3층짜리 건물은 아무래도 도시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한 관광카페라기에는 다소 작고 관광지나 뷰가 좋은 곳에서 멀었고, 지역민들만을 위한 카페라기엔 아까우리만치 빵이나 커피가 훌륭했다. 크로와상을 필두로 몇가지 빵류와 기본적인 음료류가 있었는데, 다양하게 시도해본 결과 모두 만족할만한 맛을 보여줬다. 주변 분들에게 전해듣기로는 빵을 파리에서 빵을 배워왔단다. 알고보니 서울에 있는 르꼬르동블루에서 배워온 빵이었지만, 빵맛은 파리의 빵이 이렇겠구나 싶을만큼 서울 유명 빵집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햇살이 따듯한 날 찾아서 잠시간 휴식 한모금하기 좋은 카페다. 또 근처나 강화 어딘가에 머물게 ..

초지대교 뷰를 자랑하는 블랙펄커피

초지대교에서 북쯕으로 진행하다보면 블랙펄이라는 이름의 검정 표지판이 작게 놓여있다. 예의주시하다가 우회전하면 된다. 커피는 오시겨오시겨와 다른 한 종류의 커피가 있다. 둘 중 하나 골라마시면 되는데, 둘다 상당히 맛있다. 논커피의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나의라임오렌지에이드는 재밌는 이름 값을 한다. 음료는 전반적으로 아주 탁월하지는 않아도 평균 이상이다. 보통 전망이 좋거나 인테리어가 좋은 카페들이 음료이 질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블랙펄은 맛과 멋 둘다 꽤 괜찮다. 디저트는 스콘이 주력이며, 타르트도 정말 맛있다. 그 외에 다양한 빵류가 있는 것으로 보아 제빵에 자신 있어 보인다. 스콘을 잘 안먹는 편인데(단단하고 잘 부서져서 왜 먹는지 모르겠는..) 블랙펄 스콘은 오면 항상 먹는다. 커피와 궁합도..

떨어지는 빗소리와 함께, 카페 서온

비가 내렸고, 라떼가 마시고 싶어 차를 달렸다. 칼럼은 문을 닫았을테고, 네이버에 카페를 찾아보니 새로 생긴 카페에 서온이 떠있었다. 몇 주전에 여기가 어딘가 싶어 가보고 싶었지만, 강화 남쪽이라 다음을 기약했던 카페였다. 이날은 혼자였고, 조금은 빗속을 누비고 싶어(실제로는 헤멨지만) 서온으로 네비를 찍고 달렸다. 웬걸, 이전에 방문했던 낡은 칼국수 집이 있던 곳이었다. 허름한 칼국수집은 화이트와 우드를 적절히 조합한 카페로 바뀌어있었다. 카페라떼를 마셨고, 기대했던 맛이었다. 특별하진 않지만, 무난하게 좋았다. 디저트는 주문하지 않았지만, 너무 오래앉아 뭔가를 하고 있는게 안쓰러보이셨는지 과자...(?)를 몇개 주셨다. 뷰는 조금 아쉽다. 밖으로 산이나 바다가 보이지 않기 때문, 비가 와서 그랬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