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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가 풀어보는 파묘 리뷰(Exhuma 2024)

1.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영화가 사용하고 있는 장치, 특히 오컬트 장르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과의 관계 입니다. 영화의 주요한 테마를 이루고 있는 무속의 역할을 김고은이 말하고 있는데,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이어주는 역할이라고 하죠. 사실 파묘라는 제목 자체가 그렇습니다. 감추어져 있던 것을 끄집어내는 이야기입니다. 보이는 세계의 문제가 보이지 않는 세계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걸 알려줍니다. 영화는 마치 반일주의적 영화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는 영화의 드러나보이는 세계일 뿐 그보다 중요한건 그 너머의 이야기입니다. 영화가 줄곧 묻는 바는 정체성에 대한 질문입니다. 영화의 도입부, LA로 가는 김고은은 자신에게 일본어로 물어오는 스튜어디스에게 일..

리뷰/영화 2024.03.26

브루클린 브릿지가 보이는 Arabica %, 9/2 2022

Arabica 카페, %카페, 속칭 응커피 브루클린은 브루클린 브릿지를 건너면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다리의 특성상 조금 돌아들어와야한다는 점이 있긴한데, 장점은 응커피를 들렀다가 덤보를 가는 동선이 참 예쁘다는 것. 날씨가 좋다면, 아라비카에서 유명한 교토라떼나 돌체라떼 비슷한 스패니쉬 라떼 한잔 사서 덤보까지 걸어가면 딱. 커피 자체의 특색이 있는진 모르겠으니 달달한 커피 시켜서 산책하면서 마시는게 제일인 것 같다. 아라비카 커피에서 덤보까지 가는 길. 브루클린 브릿지를 배경으로 멀리 맨해튼을 볼 수 있다. 중간중간 볼거리도 있고, 사진 스팟들도 있다. 아라비카 커피 외관

신학도의 미션 임파서블 7 후기, Mission Impossible Dead Reckoning Review

엊그제 MI7.1을 봤습니다. 심야로 봐서 상당히 몽롱했던데다가 영어로 봐서 놓친 대사도 많긴한데, 대략적으로는 감독이 신학적인 이해가 상당히 깊은 양반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몇가지 포인트들을 짚어봅니다. 1. 엔티티, 첨단기술의 종교화 MI7.1에서 엔티티는 신적인 존재로 자리합니다. 엔티티의 대리자로 등장하는 빌런의 이름이 "가브리엘"이라는 사실도 의미심장하죠. 신과 그의 메신저의 관계가 엔티티와 가브리엘의 관계와 겹칩니다. 과거에야 절대적인 영역을 담당하는게 기독교를 위시한 종교적 아젠다였지만, 오늘날은 사실 기독교가 세상의 절대정신이라고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오늘날의 절대정신은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을 조작할 수 있는 첨단기술이죠. 첨단기술은 단순히 사상이 아니기에 더 실제적입니다. 특히..

리뷰/영화 2023.07.17

현실에 머무르기, 인내하기 / 사도행전 1장 4-5절

Acts 1:4 καὶ συναλιζόμενος παρήγγειλεν αὐτοῖς ἀπὸ Ἱεροσολύμων μὴ χωρίζεσθαι ἀλλὰ περιμένειν τὴν ἐπαγγελίαν τοῦ πατρὸς ἣν ἠκούσατέ μου, Acts 1:5 ὅτι Ἰωάννης μὲν ἐβάπτισεν ὕδατι, ὑμεῖς δὲ ἐν πνεύματι βαπτισθήσεσθε ἁγίῳ οὐ μετὰ πολλὰς ταύτας ἡμέρας 예수님의 부활을 경험한 뒤에 제자들은 성경을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눅 24:27, 45) 경험한 바에 의해 개인의 관점이 빚어지고, 빚어진 관점에 따라 같은 텍스트라도 다르게 보인다. 그..

리뷰/성경 2023.06.20

성경은 신화인가?

불트만이 잘 이야기한 것처럼, 신화란 이 세상에 실존하지 않는 초월적인 것들을 이 세상의 것들로 표현하는 일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영적이라고 하는 것들이 정말로 이 세상의 것이 아니라면, 이 세상의 것으로 표현하는데 신화적 언어들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보통 보수주의자들이 신화라는 단어에 염증을 느끼는 이유는 신화라는 단어를 “실존하지 않는 허상의 것”으로 이해할 때 일어난다. 이를 무지하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는 ‘신화’라는 단어를 소비하는 대부분의 일반인들의 컨센서스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국의 보수주의 신학은 신화라는 단어를 극도로 경계한 나머지 신학의 논의 밖으로 밀어내버렸다. 그러나 불트만이 말한 신화의 의미는 여전히 유효하다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은 그것이 오히려 신화의 본래적 의미라고 생..

잡담/생각들 2023.06.15

남을 깨끗하게 보아주기, 디도서 1:15-16

깨끗한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깨끗하나 더럽고 믿지 아니하는 자들에게는 아무 것도 깨끗한 것이 없고 오직 그들의 마음과 양심이 더러운지라 그들이 하나님을 시인하나 행위로는 부인하니 가증한 자요 복종하지 아니하는 자요 모든 선한 일을 버리는 자니 (딛 1:15-16) 나와 다른 것을 만날 때, 우리는 거리를 둔다. 더러울 것이라는 오해. 더럽다는건 위험함을 의미한다. 다른 것은 위험하다. 내면과 외면이 다른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다. 더러운 내면 너머에 쓰고 있는 깨끗해보이는 가면. 그러나 순수한 가면 너머의 깊은 심연은 너무나 위험하다. 마치 무해해 보이는 가면을 쓰고, 애써 내면을 숨긴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무해함과 다르게 나의 내면은 위험하기 때문에 나의 내면과 닮은 타자의 모습을 볼 때 우리는 본능적..

리뷰/성경 2023.06.01

진짜 왕에게 순종하기_사무엘하 24:24-25_5.31

왕이 아라우나에게 이르되 그렇지 아니하다 내가 값을 주고 네게서 사리라 값 없이는 내 하나님 여호와께 번제를 드리지 아니하리라 하고 다윗이 은 오십 세겔로 타작 마당과 소를 사고 그 곳에서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고 번제와 화목제를 드렸더니 이에 여호와께서 그 땅을 위한 기도를 들으시매 이스라엘에게 내리는 재앙이 그쳤더라 (삼하 24:24-25) 대상 21:25에서는 다윗이 금 육백 세겔에 오르난의 타작마당을 사는 장면이 나온다. 아마도 사무엘서에서는 타작마당만의 가격을, 역대상에서는 타작마당을 두르고 있는 모리아산 전체의 가격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다윗이 구매한 것은 오르난의 타작마당 그 자체만이 아니라 모리아산 전체였다. 모리아산은 이후에 성전 건축(대하 3:1)과 연결된다. 유대인들..

리뷰/성경 2023.06.01

우리의 성장은 우리의 구원[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후기]

첫 씬은 크립을 부르며 등장하는 로켓, 영화의 주제는 명확하다. 마지막 사운드트랙 Do you Realize와의 대비를 이루는 소외된 괴짜의 회복 이야기다. 사람들은 완벽한 세상을 원한다. 그러나 그 완벽한 세상에 대한 정의는 모두 다르고, 완벽한 세상이 가져올 불편한 진실에 대해서는 무지하거나, 애써 무시한다. 어떤 세상이 완벽한 세상일까? 각자의 기준이 있을테고, 그 기준에 맞지 않는 존재들이 없는 세상이 완벽한 세상일 것이다. 무엇이 기준이 될까? 다양하다. 그러나 명확하게 이야기하면, 개인이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이 필터링의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돈이 그에게 행복과 불행을 결정한다면, 그런 사람에겐 천국이란 돈이 부족하지 않은 세상일 것이다. 다시 말해, 돈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탈락하는 그런..

리뷰/영화 2023.05.13

사탄교는 리터럴리 사탄을 숭배하는가?

공부하고 있는 GCTS 옆에는 온갖 오컬트의 성지, 세일럼이 있습니다. 세일럼의 심볼이 빗자루를 탄 마녀일정도로 이 도시는 마녀와 유령을 사랑합니다. 마녀 박물관이 있고, 세일럼의 투어에는 마녀와 유령이 빠지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이 도시를 찾습니다. 특히 할로윈에는 도시로 향하는 길목이 꽉 막힐 정도로 상징적인 곳입니다. 최근에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의 배경이 되는 도시도 바로 이 세일럼이기도 합니다. 세일럼이 마녀의 도시가 된 이유는 웬즈데이의 배경으로 설정된 것처럼, 매사추세츠에 상륙했던 청교도들의 마녀재판 때문이었습니다. 발단은 청교도 목사의 딸과 조카딸의 발작과 이상행동으로부터 였습니다. 범인으로 지목된건 남미계 노예 소녀와 1년간 교회에 나가지 ..

잡담/생각들 2023.04.28

설교할게 다 떨어지면 어떡하지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물은 적이 있다. “아버지는 매주 새로운 설교를 하세요?” 매주 한시간씩 설교를 하다보면 성경의 설교할거리들이 금방 바닥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나중되면 알게 된다며 웃으셨다 첫 사역을 시작할 때, 가끔 말씀을 연구하면서 놀라운 깨달음이 오면 쟁여두곤 했다. 가진 것이 많지 않은 설교자에겐 필살기와 같아서 아껴써야 했다. 하나의 깨달음을 둘로 나눠 설교를 두 개를 뽑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은게 있는데 첫째는 말씀은 만나 같아서 그 때 주신 말씀을 그 때 전하지 않으면 감동도 사라져버린다는 것. 딴에는 아껴둔다고 아껴둔 설교들이 나중에 하니 전하는 나도 별로 재미가 없더라. 둘째는 설교를 하고 일년이 지난 뒤에 같은 설교문을 들여다보면 내가 말씀 안에..

카테고리 없음 2023.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