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이야기 16

파스타 먹으러 강화도까지 간다고?, 그린홀리데이키친 루아흐

#강화도맛집 . 강화도에 살다보면 맛집을 묻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문제는 사실 강화엔 맛집이 별로 없다는 것. 뭔가 있을 것 같지만 없다. 그래서 내 기준의 맛집 몇 곳을 아카이빙 해두려한다. 아내나 엄마 음식이 원체 훌륭하여 기준이 높아진건지, 차라리 카페를 물어보면 속편하게 이야기해주겠다만, 내 기준에서 맘편하게 추천해줄만한 맛집은 몇개 없다. 그러나 개중에도 추천할만한 손가락에 꼽는 맛집 중 하나가 바로 요 루아흐. 웬만하면 파스타를 밖에서 잘 안사먹는데 이날은 왜인지 루아흐 파스타가 당겼다. 전에는 집근처에 있었는데 인기가 좋아 그린홀리데이와 함께 일하게 되어 꽤 멀어졌지만 거리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직접 친 생면과 꾸덕한 치즈에 올라오는 어란향은 솔직히 서울에서도 왠만큼 네임밸류 있는 곳..

마니산 계단길, 한반도의 배꼽

강화도는 오를만한 산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산이라면 화도에 있는 마니산일거에요. 마니산이 있는 화도는 본섬인 강화도와 분리되어 있었어요. 그러다 17-18세기를 거치며 방조제를 설치하며 오늘의 강화도의 모습을 갖게 되었습니다. 강화의 핵심적인 산인 마니산은, 한반도의 배꼽이기도 합니다. 고조선의 최고 통치자인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지낸 곳으로도 유명하죠. 마니산 꼭대기에는 제사를 지냈던 참성단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최근엔 유물보존을 위해 접근을 막아놨더라구요) . 마니산에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길은 제가 올랐던 계단길과 능선을 따라 오르는 등산로가 있습니다. 계단길이 훨씬 짧지만, 상당히 가파르고 높은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등산로를 통하는 길이 난이도는..

[책이 있는 강화도 1] 딸기책방

공간들 중에도 특히 좋아하는 곳은 책이 있는 곳들이다. 좋은 공간에서 좋은 책을 만날 때, 그 공간은 더욱 특별해진다. 그래서 준비했다. 낭만적인 낙조가 내리는 강화도에서 뜻하지 않은 좋은 책들을 만난다면 얼마나 기분 좋을 일일까? 강화에 위치한 책이 있는 공간을 소개하려한다. 첫번째 이야기, 딸기책방 동네 골목을 여행하기 좋아하는 골목 여행객들에게 강화읍은 그야말로 성지 그 자체다. 조커피랩, 진달래섬 등등 강화읍 뒷골목에는 숨은 보석들이 많다. 골목들을 타고 다니다보면 반짝이는 공간들을 만나게 된다. 동문 근처, 골목 어귀에서 만나는 딸기책방은 오랫동안 이 골목을 지켜왔다. 슬레이트 지붕이 얹힌 가장 흔한 건축양식이지만, 외관은 책방 주인분만큼이나 범상치 않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림책들이 진열된 ..

겉보단 속, 카페 마에스트로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달린 해안도로, 아직 눈이 완전히 녹지 않아 조심조심 라이딩했다. 다리가 썩어버린지 오래라 가여운 몸뚱이를 이끌고 달리기를 30여분, 마에스트로에 도착했다. 온수리에 있는 마에스트로는 가봤는 데, 여기는 지나기를 수도 없이 많이 했으면서도 처음 방문한다. 외관이 썩 끌리지 않았기 때문. 간판도 그렇고 취향이 아니었다. 올드한 아저씨들이 드라이브 삼아 강화에 와서 들리기 좋은 느낌이라 생각했다만.. 오산, 경기도 오산이었다. 콜롬비아 수프리모, 커피 맛은 예상했던대로 좋았고, 내부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특히나 바다가 보이는 뷰를 잘 이용한 카페라 지나다 들러 커피 한잔하기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여기도 추천카페!

카페 이림, 강화도 새로운 정원 카페

많은 사람들이 강화에 기대하는건 아무래도 쉼, 재충전, 노을이 주는 안락함 등일 겁니다. 카페들도 그런 류의 카페들이 흥하고 있구요.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고 카페 영업제한에 강화도 카페들도 많은 타격을 입었는데요, 그런 와중에 새바람을 불어 넣으며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카페가 있습니다. “카페 이림” 누군가의 인스타에서 발견하고 곧바로 찾아갔는데요? 아직 꽃밭이 준비가 안되어 가오픈 중이라고 하시네요. 그래서 지도 등록도 아직 안하셨다구.. 그런데도 너무 맛있고, 예쁘네요. 내부 인테리어와 컨셉이 누구 취향인지 몰라도 깔끔하고 구석구석 센스가 넘쳐요. 음료와 디저트도 훌륭합니다. 레몬마들렌도 최고고, 특별한 메뉴인 꽃 밀크티도 특색있을 뿐 아니라 정말 맛있구요. 조만간 오픈하면 굉장히 핫한 카페 중 하나..

느리게 천천히, 진정성 서점

어제, 그러니까 6월 5일에 진정성 서점이 오픈했다. 이전부터 관심을 갖고 좋아하던 브랜드여서 강화근처로 이곳이 오는게 내심 반가웠다. 그런데, 도대체 여긴 뭐하는 공간일까? 생각보다 그리 단순한 공간은 아니었다. 장기동에서 밀크티를 잘하던 진정성은 노출콘크리트로 인테리어를 한 그때만해도 독특한 공간이었다. 곧잘 거기서 밀크티를 사서 마시곤 했다. 그랬던 그 가게는 도곡동으로, 하성으로, 여의도로 점차 지점을 늘려가더니 이제 강화도 인근 다리근처에 가게를 하나 더 만들어버렸다. 진정성 서점, 장기동에 있던 최초의 진정성이 떠오르는 공간이었다. 콘크리트와 천, 그리고 빛의 조화. 특별한 공간이다.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짓지 않았다. 진정성 서점의 공간은 셋으로 구분된다. 맞이, 예약, 방문. 일반적인 진정..

강화로컬들은 조양방직 안가요. 로컬들의 커피맛집, 조커피랩

조양방직 덕분에 강화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조양방직과 루지, 확실히 '가서 할만한 무언가'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꽤 차이가 났다. 이전엔 강화에 가야할 이유를 대기가 좀체 어려웠다. 그냥, 동막해수욕장, 일몰 뭐 그런... 그게 확실히 강화의 포인트이긴 하지만, 자연물이고 다른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라, "직접 와서 보면 다른걸 느낄 수 있을거야"라는 모호한 말 밖에는 해줄 수 있는게 없었다. 그러다 조양방직, 도레도레와 같은 카페들, 루지, 석모도 온천과 같은 '포인트'가 생겨났고, 단순히 그걸 위해서라도 강화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은 자본의 흐름을 야기하기도 한다. 그 외에 토크라피, 멍때림 같은 수준급의 카페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강화를 찾는 사람들은 점차 ..

마니산을 바라보며 깊은 멍때림에 들어갈 수 있는, 멍때림

강화에 어떤 카페가 어울릴까? 최근들어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강화, 많은 사람들이 강화도에 있는 특별한 카페들을 경험하기 위해 강화를 찾곤한다. 그래서인지 조양방직을 필두로 몇 년전부터 우후죽순처럼 카페들이 생겨났는데, 각자의 매력을 발산하며 특별한 공간들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강화를 찾는 사람들에게 카페를 추천할 때 그렇게 많은 카페를 추천하지는 못한다. 강화에 산다면 마음껏 들를 수 있는 카페가 정말 많고 다들 괜찮은 카페들이다. 하지만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강화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곳을 소개해야하기 때문이다. 많은 카페들이 있지만, 미슐랭 쓰리스타처럼 타지에서 이 카페만을 위해 여행올만하다라는 카페들은 아직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조만간 포스팅을 해보겠지만,..

깊은 숲 속 마법 같은 공간, 바람숲그림책도서관

깊은 자연 속에서 오롯이 사유에 깊이 잠기는 것이야 말로 내가 바라던 휴식이다. 울리는 알림들과 눈을 시리게 하는 화면을 보는 일 말고, 공백에 놓여진 활자들을 통해 작가와의 깊은 대화 속으로 들어가는 건 언제나 즐거운 경험이다. 그래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나 여행을 갈 때마다 늘 책을 가져가곤 했다. 책이 주는 만족감과 회복력은 특별한 영감을 불어넣어 주니까 말이다. 그래서인지 요즘들어 책방에 관심이 많이 간다. 요즘의 책방은 단순 책을 구매하는 장소가 아니라 일종의 신전과 같이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한다. 서점, 혹은 도서관. 교보나 영풍문고 같은 대형 서점도 좋지만, 믿음문고나 밤의서점 같이 마음을 사로잡는 작은 서점들이 참 좋다. 뭐랄까, 주인장의 취향이 반영된 책들을 보면서 한 개인의 생각을 만날..

따듯해진 날씨만큼 기대되는, 봄날의 정원

강화에는 사실 맛집이 많지 않다. 쳐보니까 이것저것 많이 나오던데 뭔말이냐 하겠지만, 사실 정말 많지 않다. 내 기준에서 맛집이라함은 1) 가격 2) 맛 3) 풍경 이 세가지가 모두 괜찮거나 혹은 셋 중 하나라도 스페셜해야 맛집인데, 대부분 강화 맛집은 여전히 관광지 맛집의 특징인 비싸고 맛없는 음식들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나마 기존에 있던 몇 개의 맛집들은 유명해진 탓에 다소 상업화되면서 당연히 맛도 없어진 경우가 많았다. 그런 와중에 가뭄 중 단비와도 같은 가게 하나가 오픈했다. 작년에 결혼 준비하면서 인사드리러다닐 때 알게 된 곳인데, 최근에 다시 찾았을 때는 사람들이 미어터져, 저 멀리까지 주차가 되있더랬다. 그러니 반드시 당일날이라도 예약전화를 하고 가는걸 추천한다. 이 집의 포인트 1) 깔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