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드라마]우영우 9화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

에멀전 2022. 7. 28. 03:50

꾸준히 작가는 드라마를 통해 무엇이 정의인지를 말하고 있었습니다. 이번화의 포인트는 누구나 정의가 무엇인지는 알지만, 그 정의가 실현되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다루었다 생각합니다.

 

물론 많은 분들의 지적처럼 굉장히 판타지 같은 설정이지만,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이런 구교환 같은 캐릭터, 그러니까 사회 일반과는 다른 사상을 갖고 있는 사람을 용납하지 못하는 사회분위기가 더 문제라 생각합니다. 구교환씨의 캐릭터가 현실적이지 않은 사회라면, 그 사회는 그만큼이나 경직되어 있는 사회라 생각해요. 왜냐하면 구교환씨가 아이들을 바라보는 관점과 드라마가 제시하는 이야기들은 누구나에게 설득력이 있거든요. 누구나 그렇게 사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경직된 사회는 그렇게 살지 못하게하죠. 

 

아이들은 놀아야하고, 건강해야하는게 정상이라고 모두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왜곡된 사회는 이걸 못하게 합니다. 알면서 못하는거죠. 정의를 구현해야하는 재판정에서는 정해진 규칙, 지엄한 법대로 하지만, 실제적인 정의를 구현해내는건 소원해보입니다. 이어서 또 하나의 정의가 등장하는데, 변호사의 정의입니다. 변호사로서 무엇이 정의로운 일인가, 감형인가 아니면 정말로 클라이언트 자체를 변호하는 일인가라는 질문이 던져지죠. 

 

씁쓸하게도, 어른들은, 이미 굳어진 현실을 갖춘 사람들은 '망상' '판타지'라고 일축합니다. 그리고 다시 왜곡된 현실로 돌아갑니다. 권민우가 그렇고, 아이들의 부모들이 그렇습니다. 그걸 망상이라고 이야기해야 꿈을 잃은, 정의를 놓아버린 자신이 정당화되는거거든요. 

 

이런 사회가 극중의 권민우 변호사와 학부모들을 빚어냅니다. 나아가 원치않는 아동학대, 나아가서는 타인에 대한 폭력을 빚어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가해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구조화된 사회, 경직된 사회분위기의 피해자이지요. 이와 같은 피해자의 구원은 동일한 학부모였던 구교환의 어머니가 흘리는 눈물을 통해 그려집니다. 

 

상당부분, 작가가 의도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구교환의 모습을 통해 예수의 모습이 오버랩됩니다. 아이들이 12명이었던 것도, 미치광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모아두고 기꺼이 처벌을 받는 일도 은근히 오버랩되더라구요. 당시 규범적인 유대문화와 오늘날의 경직된 사회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성경의 주제처럼 사회의 끝자락에 서 있는 사람들을 향해 있다는 부분이 상당히 닮아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가지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요즘 학부모나 학원 문화가 상당부분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캐치하지 못하고 너무 극단적으로 학부모들을 표현했다는 것, 그리고 구교환의 서사가 다소 현실성이 없어보이는 것 정도 입니다. 아무래도 전하려는 메세지에 몰두하다보니 세부적인 디테일을 가져가는데 무리가 있지 않았나 싶네요. 

 

그럼에도 구교환의 어린이 해방군은 현실에 없다 생각하지만, 실제로 존재합니다. 교회가 딱 그거에요. 그래서 보는 내내 구교환이 목회를 했으면 딱이겠다 싶었습니다. 어린이 사역이 딱 저거거든요. 근데 이제 부모들도 동의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무튼 저는 개인적으로 작가가 생각하고 있는 깊이가 상당하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피씨, 인권, 이런 정당성에만 호소하는 작품들과는 다르게 실제로 무엇이 좋아보이는지 보여주려고 노력한다는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