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성경

진짜 왕에게 순종하기_사무엘하 24:24-25_5.31

에멀전 2023. 6. 1. 00:01
왕이 아라우나에게 이르되 그렇지 아니하다 내가 값을 주고 네게서 사리라 값 없이는 내 하나님 여호와께 번제를 드리지 아니하리라 하고 다윗이 은 오십 세겔로 타작 마당과 소를 사고 그 곳에서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고 번제와 화목제를 드렸더니 이에 여호와께서 그 땅을 위한 기도를 들으시매 이스라엘에게 내리는 재앙이 그쳤더라  (삼하 24:24-25)

대상 21:25에서는 다윗이 금 육백 세겔에 오르난의 타작마당을 사는 장면이 나온다. 아마도 사무엘서에서는 타작마당만의 가격을, 역대상에서는 타작마당을 두르고 있는 모리아산 전체의 가격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다윗이 구매한 것은 오르난의 타작마당 그 자체만이 아니라 모리아산 전체였다. 

모리아산은 이후에 성전 건축(대하 3:1)과 연결된다. 유대인들의 중심이 성전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때, 성전은 바로 이 오르난의 타작마당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적어도 역대기의 저자는 다윗의 인구계수와 오르난의 타작마당의 관계를 하나님의 백성과 성전의 관계와 연결하고 있다. 사무엘서는 그와는 조금 다르게 이 사건을 사무엘하 마지막에 배치하면서 성전과의 연결보다는 다윗 왕권의 한계와 연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오르난의 타작마당 사건과 성전의 연결이 유대인들에게 당연시 되는 사건이었다면 사무엘하의 기록은 결과적으로 다윗 왕권을 넘어서는 통치자의 힘이 성전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윗은 인간 통치자의 한계를 보여준다. 다윗이 마치 이스라엘의 통치자이자 정점으로 보였지만, 다윗이 인구계수라는 행동을 통해 자신 너머에서 이스라엘을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잊었을 때, 하나님은 이스라엘에 누가 왕인지를 보여주신다. 다윗조차도 하나님의 통치질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다윗의 교만으로 다윗의 세상은 과거 광야를 헤메던 이스라엘처럼 파멸 앞에 놓이게 된다. 

사탄의 꼬심으로 파멸 앞에 놓이게 되었을 때, 사울과 다윗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인다. 다윗이 곧바로 하나님의 통치 아래로 들어간 반면, 사울은 하나님의 통치하심 아래로 들어가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자신이 지키기 위해 애쓴다. 높아지려는 다윗을 꺾으려하고, 낮아지려는 자신의 자리를 높이려한다. 그러나 사무엘상의 마지막 부분에서 보듯이 하나님의 계획은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한나의 기도처럼 (그가 그의 거룩한 자들의 발을 지키실 것이요 악인들은 흑암 중에서 잠잠하게 하시리니… 삼상 2:9) 악한 통치자는 끝은 멸망이다.

오르난 타작마당에서의 다윗의 기도는 사무엘상 처음에 등장하는 한나의 기도와 쌍을 이룬다. 다윗이 치룬 대가는 오십 세겔. 한나가 치룬 대가는 자신의 아들 사무엘이었다. 하나님의 통치 아래에 임하는 데에는 언제나 대가가 필요하다. 제물 없는 제사는 헛된 제사다. 자신을 산제사로 드리지 않는 기도는 기도가 아니다. “이는 하나님께 이거 드릴테니 이거 해주세요”가 아니다. 오히려 내가 얻고자하는 것, 나에게 너무나 필요한 것, 나아가 나의 존재 자체를 하나님의 통치 아래에 온전히 내어드리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통치를 인정하는 행위이며,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 안으로 들어가는 고백이다. 자신의 무력함을 인정하고,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사람만이 가능한 행위다. 이것이 참된 예배이고, 참된 찬양이고, 참된 기도다. 

 

우리의 싸움은 하나님의 통치를 보는가 그렇지 못하는가의 싸움이다. 하나님의 통치를 보지 못하는 사람은 자연히 하나님을 대적하게 되고, 만물은 그 악한 통치자로 인해 고통 받는다. 하나님을 보는 사람은 하나님의 통치하심을 (이해하던 그렇지 못하던) 신뢰하게 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게 된다. 그런 사람이 하나님의 왕이 된다.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고, 하나님은 이런 자를 높이신다. 세상은 이 왕을 통해 구원을 받는다. 

여호와를 대적하는 자는 산산이 깨어질 것이라 하늘에서 우레로 그들을 치시리로다 여호와께서 땅 끝까지 심판을 내리시고 자기 왕에게 힘을 주시며 자기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의 뿔을 높이시리로다 하니라 (삼상 2:10)

모리아 산에서 일어나는 이 일은 예수님에게서 완성된다. 우리 주님은 참된 제사장으로 이 곳에서 온전한 순종을 보이신다. 멸망하는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모세의 기도, 멸망하는 이스라엘 나라를 구원하는 다윗의 기도. 그리고 주님의 기도. 

모세가 여호와께로 다시 나아가 여짜오되 슬프도소이다 이 백성이 자기들을 위하여 금 신을 만들었사오니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그러나 이제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아니하시오면 원하건대 주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 버려 주옵소서 (출 32:31-32)
다윗이 백성을 치는 천사를 보고 곧 여호와께 아뢰어 이르되 나는 범죄하였고 악을 행하였거니와 이 양 무리는 무엇을 행하였나이까 청하건대 주의 손으로 나와 내 아버지의 집을 치소서 하니라 (삼하 24:17)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하시더라 (눅 23:34)

 

모세는 결국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했다. 다윗은 결국 성전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하나님은 성전을 회복하시고, 약속의 땅을 완전케 하신다. 또, 모리아산에서 이어지는 순종들은 약속의 땅에 거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완전케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순종을 통해 일하신다. 참된 성전이 세워지는 일은 매일의 순종을 통해서이다. 우리는 매일의 순종을 통해 매일 한장의 벽돌을 쌓는다. 그리고 점차 쌓인 벽돌들은 하나님의 성전이 되어갈 것이다. 하나님께서 만들어가실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