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성경

남을 깨끗하게 보아주기, 디도서 1:15-16

에멀전 2023. 6. 1. 23:46
깨끗한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깨끗하나 더럽고 믿지 아니하는 자들에게는 아무 것도 깨끗한 것이 없고 오직 그들의 마음과 양심이 더러운지라 그들이 하나님을 시인하나 행위로는 부인하니 가증한 자요 복종하지 아니하는 자요 모든 선한 일을 버리는 자니 (딛 1:15-16)

나와 다른 것을 만날 때, 우리는 거리를 둔다. 더러울 것이라는 오해. 더럽다는건 위험함을 의미한다. 다른 것은 위험하다. 내면과 외면이 다른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다. 더러운 내면 너머에 쓰고 있는 깨끗해보이는 가면. 그러나 순수한 가면 너머의 깊은 심연은 너무나 위험하다. 마치 무해해 보이는 가면을 쓰고, 애써 내면을 숨긴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무해함과 다르게 나의 내면은 위험하기 때문에 나의 내면과 닮은 타자의 모습을 볼 때 우리는 본능적인 위기감을 느낀다. 

그래서 믿음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믿어줄 수 있는 용기. 아이의 모습, 타자의 모습에 드러나는 위험함은 근거없는 두려움만은 아니다. 우리가 느끼는 모든 혐오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 그래서 죽음을 넘어서는 부활의 믿음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혐오를 넘어설 수 없다. 혐오를 넘어서는 것처럼 또 다시 순수해보이는 가면을 쓰지만, 그 뿐. 그들은 혐오를 유보한 것일 뿐 본질적인 의미의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그들의 행동은 한계가 있다. 내가 죽지 않을 정도의 사랑. 그러나 죽음의 절벽 앞에서 모든 이들의 가면은 벗겨진다. 그리고 끝내 그 깊은 심연은 뿜어져 나온다. 영적인 사람들은 안다. 신앙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의 모습이 안락함을 잃게 되었을 때 마주하게 될 지옥도를. 

그래서 성경은 복종을 말한다. 넘어가야하는 것은 죽음의 절벽이기 때문에, 우리의 합리적인 이해로는 수긍할 없는 것이기에 성경은 복종을 말한다. 당신과의 관계를 근거로 내가 보고 있는 세계를 있는 복종을 말한다. 절벽 아래에 천국이 있음을 보지 못하는 우리에게 당신이 먼저 떨어져 천국이 있음을 보였다. 그리고 사랑 앞에 복종하는 자만이 진정으로 깨끗할 있는 자유를, 진정으로 상대를 깨끗하게 봐줄 있는 자유를, 진정으로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어갈 있는 자유를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