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주의에 대한 샌델의 이야기도 그렇고, 작년에 봤던 마르코비치의 메리토크래시 트랩도 그렇고 최근 사회적으로 이 능력주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것 같네요. 소위 "능력이 있으니 이정도 대우를 받을만해"라는 "신앙"이 사실은 조작된 허구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전에는 단순 자본을 대물림했다면 이제는 자본이 아닌 "능력"을 물려준다고 하죠.
아래 샌델의 지적처럼 능력대로 자원을 분배하는게 공정해보이지만 실제로는 투입된 자본의 양과 비례하더라라는 겁니다. 정당해보이는 형태로 부가 세습되고, 사실 우리나라에서 그토록 대학을 보내고 싶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대학을 나와 세상에 어떤 아웃풋을 내놓을 수 있느냐라고 묻는다면 이제는 대학 등록금을 내느니 그돈으로 포크레인을 사주라는 둥, 단순히 돈으로만 계산해도 그렇지 않다는 증언들이 속속들이 나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좋은 대학"이 주는 노력했다는 이미지와 그로인해 어떤 능력이 있겠다라는 착각은 여전하죠.
마치 사이비에 빠진 사람들이 "열정적인 헌신"이 곧 "종교적인 능력"을 가져다 주리라는 기대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들은 소위 "능력"을 준다면 돈이 얼마가 되었든 갖다바치고. 여기에 부모들이 좋은 대학에 가야한다며 아이들을 잡는 모습은 신들에게 자신의 자녀를 불태우던 모습을 떠오르게 하죠. 게다가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특히나 종교적인 사람들인지라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열광적입니다.
뭐 대학과 사이비가 어떻게 같느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코로나가 터지면서 그 가짜 이야기가 은근히 드러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실상은 사이버대학이나 일류대학이나 뭐가 다르지(?)싶은. (뭐 사이비도 아주 열심히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뭐가 다르긴 합니다..)
결국은 사회적으로 아웃풋을 내야하는데, 이 아웃풋이라는게 대학이 주는걸까?라는 생각이 들게되고, 더욱이 생산설비가 점점 넘쳐나고 재화가 넘쳐나 개인의 생산력이라는게 애매해진 시점에서 과거 엘리트 한사람이 전쟁을 좌우하던 때보다 엘리트 개인의 역량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 시대가 오면서, 슬슬 능력주의의 바닥이 보이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능력 있는 사람을 대우해주는 것으로 얻게 되는 사회적 메리트보다 그렇게 함으로써 생겨나는 사회적 문제들이 훨씬 많아지고 있거든요.
막말로 당장 능력있어서 대기업들어간 사람 하나를 저기 지방대 나온 사람으로 대체한다고 해서 그 회사가 망할까요? 당장 이재용 부회장 감옥간다는데도 삼성주가는 하늘 높은 줄모르고 치솟는걸보면(오늘은 떨어졌..지만) 하난의 "엘리트"라는게 얼마나 허울 뿐인지 알 수 있죠.
이미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보며 금융엘리트라는 사람들은 결국 무언가를 창출해내는게 아니라, 사회적 시스템을 읽어내며 잘 이용해먹는 사람들이구나 싶은거고, 단적으로 누구라도 어느정도 공부해본 사람은 스스로의 무능력함을 너무도 명확하게 깨닫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 지점에서 정직한 개인은 겸손해지지만, 그렇게 능력주의적인 분위기 덕택에 차지한 높은 지위를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 같은 경우는 "능력주의"라는 종교의 교주가 되기를 자처하면서 "니들이 노력을 안해서 그런거다" "(부모건물에서) 25살에 무자본으로 카페 열어 성공하는법" 따위의 설교들을 내뱉으며 민중들을 꼬득이는거구요. 세상 논리 뭐 있겠습니까? 교세가 크면 클수록 진리가 되는거니까요.
쨌든 줄곧 아니꼬왔던 상황에서 공론의 장에 이런 이야기들이 등장한다는게 반갑기도하고 고민도되네요. 그러면 어떤 방법과 절차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할까에 대해 더 고민해봐야겠단 생각도들고요. 샌델아저씨 잡설이 재미있는 생각거리들을 던져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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